cityjun 2025. 2. 9. 11:03

1월9일 일요일 오늘은 좋은글을 올립니다

노자규 작가님의 '막대사탕'을 포스팅합니다

"노자규의 골목 이야기"에서 감동적인 글을

옮겨 드리니, 잠시 감상하고 가세요!!

 

 

막대사탕

 

시장통을 거쳐 가는 8번 버스엔

늘 승객들이 만원입니다.

 

보따리마다

조고받는 정을 받아 온다고들

입가에는 흐뭇한 미소를 매달고 있었고요

 

한참을 달리든 버스 안에서

갑자기 아기 울움소기가 울려

퍼지는 게아니겠어요

 

잠시 후

 

 

그치겠지 했던 아이의 울음소리는

세 정거장을 거쳐 올깨까지도

그칠 기미가 없어 보였기에

슬슬 화가 난 승객들은

여기저기서

 

"아줌마 아기 좀 잘 달래봐요"

 

"버스 전세 냈나..."

 

"이봐요, 아줌마!

내려서 택시 타고 가요

여러 사람 힘들게 하지 말고...."

 

"아~ 짜증 나...정말"

 

아기를 업은

아줌마에 대한 원성과 화난 표정들이

버스 안을 가들 메우고 있을 그때 버스가 멈추어 섭니다

 

 

여기서

아주머니를 내리게 하려나 보다며 바라보는 승객들 

마음과는 달리 내려야 할 아주머닌 안 내리고 기사님이

일어서 문을 열고 나갔다 오더니

 

무언가를 손에 들고

성큼성큼 아이 엄마에게로 다가가 긴 막대사탕의 비닐을

벗겨 아기 입에 물려 주니

 

그제서야

아이는 울음을 그치는게 아니겠어요

 

다시 

버스는 출발했고

버스 안에 승객들은 소리만 지른게 미안해서인지

멀뚱히 창 밖만 바라보는 가운데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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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 정거장에서

내리게 된 아이 엄마는

버스 기사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

손등에 다른 한 손을 세워 보이며

 

"고맙습니다..."

 

라는 수롸로

고마움을 표현한 아이 엄마는

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

청각 장애인이었습니다.

 

 

아이 엄마가 내린 뒤

버스 기사는 아주머니와

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

출발하지 않은채

 

사라의 불빛을

벌리 비추어 주고 있었는데도

누구 하나

 

"빨리 갑시다"

 

라고 

말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.

 

 

출처 :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