막대사탕
1월9일 일요일 오늘은 좋은글을 올립니다
노자규 작가님의 '막대사탕'을 포스팅합니다
"노자규의 골목 이야기"에서 감동적인 글을
옮겨 드리니, 잠시 감상하고 가세요!!
막대사탕
시장통을 거쳐 가는 8번 버스엔
늘 승객들이 만원입니다.
보따리마다
조고받는 정을 받아 온다고들
입가에는 흐뭇한 미소를 매달고 있었고요
한참을 달리든 버스 안에서
갑자기 아기 울움소기가 울려
퍼지는 게아니겠어요
잠시 후
그치겠지 했던 아이의 울음소리는
세 정거장을 거쳐 올깨까지도
그칠 기미가 없어 보였기에
슬슬 화가 난 승객들은
여기저기서
"아줌마 아기 좀 잘 달래봐요"
"버스 전세 냈나..."
"이봐요, 아줌마!
내려서 택시 타고 가요
여러 사람 힘들게 하지 말고...."
"아~ 짜증 나...정말"
아기를 업은
아줌마에 대한 원성과 화난 표정들이
버스 안을 가들 메우고 있을 그때 버스가 멈추어 섭니다
여기서
아주머니를 내리게 하려나 보다며 바라보는 승객들
마음과는 달리 내려야 할 아주머닌 안 내리고 기사님이
일어서 문을 열고 나갔다 오더니
무언가를 손에 들고
성큼성큼 아이 엄마에게로 다가가 긴 막대사탕의 비닐을
벗겨 아기 입에 물려 주니
그제서야
아이는 울음을 그치는게 아니겠어요
다시
버스는 출발했고
버스 안에 승객들은 소리만 지른게 미안해서인지
멀뚱히 창 밖만 바라보는 가운데
다음 정거장에서
내리게 된 아이 엄마는
버스 기사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
손등에 다른 한 손을 세워 보이며
"고맙습니다..."
라는 수롸로
고마움을 표현한 아이 엄마는
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
청각 장애인이었습니다.
아이 엄마가 내린 뒤
버스 기사는 아주머니와
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
출발하지 않은채
사라의 불빛을
벌리 비추어 주고 있었는데도
누구 하나
"빨리 갑시다"
라고
말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.
출처 :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